기계가 돈을 먹는 것은 자판기에서만 있는 일인 줄 알았다. 더구나 돈을 맡기는 은행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일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일어났다. 특별한 업무조차 아닌 단순 입금 과정에서 내 돈을 받고 멈춰버린 KB국민은행의 ATM은 오류코드만을 띄운 채 요지부동이었다. 일요일이었던 그날, 순간 내 피 같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지만, 다행히 해결방법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은행 ATM 입출금 오류와 해결과정
이 순간을 위한 도움닫기였다
항상 ATM 창구에서 기기 옆을 차지하던 의문의 수화기가 드디어 존재감을 갖는 순간이었다. 당시에는 의문의 숫자 나열로만 보이던 오류코드들만을 띄운 ATM옆에 걸려있던 수화기를 쳐다보니 '지점, 경비' 콜센터'의 버튼이 위치해있었다.
어쩌지 싶었던 나는 일단 제일 위의 지점을 눌렀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콜센터를 눌러야 했나 싶었지만, 다행히 통화음이 이어진 후에 상담원에게로 연결됐다. 상담원은 화면에 띄워진 오류코드, 지점번호, 입금하려던 카드와 금액, 계좌번호를 묻더니 기계가 멈춘 사실을 확인하고 조치가 가능한 직원이 현장으로 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인을 확인하기 위한 신분증 확인도 있을 거라고 했다. 연락을 위한 개인 번호를 말해 달라고 하자 경황이 없던 나는 순간 이 번호로 달라고 말해버렸다. 은행 수화기로 전화했으면서. 어휴.
히어로 등장
상담원이 약속했던 20여분이 채 지나기 전에 직원이 등장했다. 밝은 표정의 직원은 바로 나를 알아보더니 은행 셔터를 올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내 기계에는 점검중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뚱땅뚱땅 오랫동안 잡음이 난 후 기기 뒤쪽에서 나온 직원은 기계에 걸려 한껏 구겨진 내 돈을 펼치며 금액을 확인해주었고, 이런저런 확인 이후 돈을 내게 돌려주었다. 기계에 다시 돈을 입금하며 또 고장 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 들었지만, 2번째 시도는 다행히 잘 처리됐다.
현대문학이냐고
오랜만에 정보글이 아닌 후기글을 쓰려니 문체가 이상하다. 현대문학이냐고 무슨. 왠지 이렇게 끝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여름이었다(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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