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창문형 에어컨 에어쿨샷(WAC-1900) 설치 후기

통풍 안 되는 찜통 방에서 14년을 버틴 저는 결국 다시 돌아온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에어컨을 샀습니다. 실외기 설치가 어려워 창문형 에어컨을 위주로 알아봤고, 저렴한 가격과 간단한 설치방법으로 많이 알려진 한일의 창문형 에어컨 '에어쿨샷(WAC-1900)'으로 결정했죠. 설치 후 인상적인 점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한일 창문형 에어컨 '에어쿨샷'

한일 창문형 에어컨-엄청크다

1. 생각보다 더 크다

흔히 에어컨이라고 하면 타워형 에어컨, 벽걸이형 에어컨을 떠올리게 되는데, 창문형 에어컨은 벽걸이형보다 훨씬 크고, (요즘)타워형보다는 두껍습니다. 아무래도 실내기와 실외기가 자웅동체로 한 몸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겠죠. 무게도 설명서상 25.8kg으로 되어있는데, 크기와 둘레 때문인지 체감상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자전거 높이보다 높은 배송 박스의 크기부터 당황스럽더군요. 스티로폼과 함께 포장되어있는데, 전자제품인 데다 무거워서 꽉 끼인 스티로폼에서 제품을 꺼내기가 무섭습니다. 결국 스티로폼을 다 뜯어버렸어요 ㅋㅋ

2. 키트(거치대) 설치가 생각보다 고민된다

창문형 에어컨은, 창틀에 키트(에어컨 거치대)를 설치하고서 그 위에 에어컨을 얹고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키트의 설치 방식이 생각보다 고민스러웠습니다. 분명히 설명에는 드릴 없이 드라이버만으로 자가 설치가 가능하다고 되어있었는데, 창틀에 구멍을 내고 뚫는 방식이 아니다보니 피스를 조여도 세게 잡아당기면 결국 빠집니다. 드라이버만으로 설치하는 게 기본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렇게 어딘가 엉성하게 설치하는 것이 정상인가 봅니다. 하긴 일반 에어컨도 세게 치면 쓰러지겠죠.

엉성해도 괜찮아요. 돌아가는데까지만 돌리세요.

이렇게 단단하게 고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싶어서 한 시간을 씨름했는데, 다 설치하고 나니 왜 그랬나 싶습니다. 작정하고 후려치지 않는 이상은 걱정 안 해도 될 듯합니다. 키트를 다 설치하고 에어컨을 얹을 때 한번 더 고민스러운 순간이 옵니다. 26kg의 몸통을 창틀 높이까지 들어 올려 얹으려니 쉽지 않습니다. 30kg에 가까운 물건을 들어 컨트롤하는 것이니까요. 어렵지는 않지만 간단한 정도는 아닙니다. 

3. 성능은 매우 훌륭하다

창문형 에어컨이 나온지는 꽤 되었지만, 소음과 함께 단점으로 지적되던 것이 그 성능이었죠. 저도 그 고민을 하다가 미루고 미뤄 어느덧 14년... 이 되었습니다만 세상이 좋아졌는지 이제 성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묵직한 크기만큼이나 확실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설치 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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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끄럽긴 하다

하지만 시끄럽습니다. 실외기와 한 몸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다행히 걱정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아마 저처럼 창문형 에어컨을 주문하시는 분들은 소음에 대해 마음의 준비는 하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소리가 걱정만큼은 크지 않습니다. 기대만큼 작지도 않지만요. 침실에 설치하실 경우에는 침대와 너무 가까우면 잠들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자는지라 딱히 거슬리지 않았어요. 더위에 몸부림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만으로 행복합니다.

결론-강력 추천

14년 만의 에어컨이라 뽕을 맞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시원하고, 생각만큼 시끄럽지 않고, 설치도 간편합니다. 힘이 약한 분이라고 해도 설치 기사를 부를 필요는... 근력 여하에 따라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면 혼자서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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