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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제보 군 갑질 폭로 "간부 코 푼 휴지 취사병이 치워" 육군 사실 인정.

by 킴앤 2021.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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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페이지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6사단 군 갑질 폭로에 관한 제보가 올라왔다. 취사병을 맡고 있는 그 병사는 간부들이 식사를 하고 난 뒤 식사 자리에 잔반이 있는 식판은 물론이고 사용한 이쑤시개와 코를 푼 휴지 등을 남겨둔 채 자리를 떠난다고 밝혔다. 그 쓰레기들은 방치되어 고스란히 취사병의 업무가 된다고 전했다. 병사는 몇 번이나 간부들에게 말했지만 달라지는 게 없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육군은 사실 확인 결과 해당 내용이 확인되었다며 사과문을 게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취사장
취사장에 잔반과 남아있는 역설적인 현수막

상하관계에 취한 간부들.

군의 체계는 상명하복의 상하관계를 기본으로 한다. 전시 상황을 전제로 병력을 통제하기 위해서 간부와 병사간의, 그리고 병사 사이에도 계급간 상하관계가 존재한다.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시 겪기 힘들 합법적인 상하관계를 느낄 수 있는 군에서 일부 간부들은 자신의 권력에 취해 부당한 요구를 병사들에게 서슴없이 하곤 한다. 불특정 다수의 20대 초반 남성들을 발밑에 두고 마치 자신이 신이라도 된냥 위세를 부린다. 자신의 상관에게 자존심이 구겨지는 날이면 그러한 행동은 더욱 심해진다. 애국심을 이유로 간부가 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취업에 대한 어려움과 어차피 군대에 가야 하는 병역의 의무가 더해져 간부가 가져야 할 자질과 인성이 부족한 사람이 군에는 수두룩하다.  

간부들의 주먹질과 갑질. 그리고 정신 이상자.

내가 군생활에 만난 모든 간부들이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히 좋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위관급(소위, 중위, 대위)의 한 장교는 내가 신병으로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부대원들을 모아 두고 특정 병사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수 차례 쳤다. 맞아서 뒤로 밀려나가면 '다시 앞으로 와!' 하며 손바닥으로 계속 가격했다. 때리던 것이 주먹이 아니라 손바닥이었던 건 나름의 배려였을까. 또 어느 부사관은 나에게 고정적으로 커피를 타 오도록 요구했다. 500ml 텀블러에 믹스커피를 4개 타서 전달하는 나에게 그 부사관은 말했다. '역시 미스김이 타오는 커피가 제일 맛있어' 불쾌감에 치가 떨렸지만 불만을 이야기할 순 없었다. 상하관계니까. 그 부사관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하여 화가 날 때마다 자신의 손목을 커터칼로 그었다. 그 모습을 보며 전문하사를 계획했던 나는 '저 사람 밑으로는 들어가기 싫다'는 생각에 전역을 결심했다.

다 그런건 아니다.

취사병에 대한 갑질 소식에 악몽같았던 군생활의 그들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지만 군에 있는 모든 간부들이 권력에 취해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사람들이 절대 다수이다. 일부 수준 이하의 간부들에 의해 좋은 간부들도 싸잡아서 비판받지 않도록 군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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