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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올림픽 근대 5종 승마에서 말을 랜덤으로 배정하는 이유

by 킴앤 202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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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완주에 성공한 가운데 올림픽 말미 가장 주목받은 뉴스 중에 하나는, 근대 5종 여자 개인전에서 1위를 달리던 아니카 슐로이가 승마 부문에서 랜덤으로 배정받은 말 '세인트 보이'가 장애물 넘기를 거부하며 눈물을 터트렸던 사건이었다. 금메달이 유력하던 슐로이는 '세인트 보이'를 결국 컨트롤하지 못하며 승마 0점으로 최종 34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근대 5종의 승마는 왜 말을 랜덤으로 배정할까? 그 이유는 근대 5종 승마 콘셉트가 '전쟁 속에서 적의 말을 빼앗아 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대5종-도쿄올림픽홈페이지
근대5종-도쿄올림픽홈페이지

나폴레옹 부하의 영웅담이 바탕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인 근대 5종(Modern Pentathlon)은,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부터 시작되어 펜싱, 수영, 승마, 사격, 크로스컨트리를 구성 종목으로 한다. 중세 프랑스 나폴레옹의 부하가 군령을 전달하기위해 적진을 돌파했던 영웅담을 바탕으로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고안했다. 적진을 돌파한다는 콘셉트인 만큼 말 역시 적의 말을 빼앗아 타야 하기 때문에, 올림픽에서는 말을 랜덤으로 지급하여 20분 동안 말과 교감하고 장애물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랜덤 뽑기는 너무한거 아니요

근대 5종을 구성하는 종목은 펜싱, 수영, 승마, 사격, 크로스컨트리이다. 여러 가지 종목을 다 소화해야 하는 만큼 다년간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개인의 노력과 실력 이외의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승마이다. 아무리 적의 말을 빼앗아 타는 콘셉트라고는 하지만, 말도 엄연한 생명인 만큼 자기 의지를 가지고 있다. 다른 종목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얻어 상위권을 달리더라도, 운없이 반항적인 말을, 혹은 그날따라 예민한 말을 만나게 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슐로이가 만났던 '세인트 보이'는 슐로이이전에도 선수를 낙마시켰던 전례가 있었지만 승마에 다시 배정됐고, 슐로이를 탈락시키고 말았다. 승마에서 말이 경기를 거부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선수를 낙마시키는 경우는 많이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한도령 선수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황우진 선수가 낙마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한편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전웅태 선수는 3위에 오르며 한국 사상 최초 근대 5종 메달리스트라는 역사를 새로 쓰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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